설교요약
천국의 기쁨을 누리는 삶
지난 7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노아의 방주를 탄 사람들’편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가족과 직장을 버리고 외국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사례와 그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이들은 전쟁을 피해 미국, 캐나다,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지로 떠난 그리스도인들로 개인은 물론 심지어 목회자가 전교인을 데리고 출국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뒤에는 ‘한국전쟁’을 믿게 만든 한 재미교포 여전도사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지난 해 9월부터 한국교회를 돌며 자신이 주님으로부터 한국에서 12월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북한은 땅굴을 이용하여 남침할 것이며 어린이들을 인육으로 잡아먹고, 여성들을 제2의 정신대로 만들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졌습니다. 급기야 “주님께서 저에게 발표하라고 하신 전쟁날짜는 2014년 12월 14일 새벽 4시 30분입니다.”라고 하며, 빨리 해외로 피난할 것을 종용하였지요.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녀가 살고 있는 미국 LA에서는 정작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예언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외국으로 피난을 떠난 사람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전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랍니다. 이 해프닝은 성서를 기초로 하지 않고 직통계시나 사람들의 불안 심리에 기대는 종교장사꾼들에게 흔들리고 있는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얼마 전 한국 갤럽이 발표한 ‘최근 30년 한국인의 종교 실태 변화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지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개신교인의 모습은 한마디로 ‘헌금과 열심은 1등, 호감도는 꼴등’입니다. 주일성수와 십일조 등 헌금생활은 타종교를 압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에 대해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우리끼리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 결과”라고, 노치준 목사(광주양림교회)는 “전도는 하지만 정착은 안 되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그 이유를 기존 교인들의 텃세, 교역자들의 낮은 수준, 헌금에 대한 부담 등으로 설명합니다.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주중에 교우들과 전도세미나에 참석하였습니다. 그날 세미나를 진행한 강사는 새가족들이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첫째, 교인들이 너무 거룩해서랍니다. 겉모습은 사람냄새를 맡을 수 없을 정도로 거룩하지만, 정작 그들의 모습에서 기쁨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둘째, 자리다툼 때문이랍니다. 교인들마다 선호하는 좌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고집하기보다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야 합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음식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관한 율법규정에 얽매어 있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중요한 것은 율법의 규정을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성령님으로부터 오는 의와 샬롬과 기쁨을 누리는 것이라는 교훈입니다.
한국교회는 겉으로 보이는 의식과 규정을 강조합니다. 자리와 직분을 우상처럼 섬깁니다. 그러다보니 그리스도인에게 정작 있어야 할 정의로운 삶과 평강과 기쁨은 누리지 못합니다. 바울은 율법규정으로 형제자매를 근심하게 하면 이는 사랑으로 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율법준수보다 사랑이 훨씬 더 큰 가치라는 말이지요.
이번 주간에는 설 명절이 있습니다. 가족과 친척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며, 그들의 불신을 책망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실까요?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일은 샬롬과 기쁨을 누리는 삶을 나타내는 겁니다. 교리 말고 웃는 얼굴과 생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는 평화를 누리는 모습이야말로 그들에게 큰 감동과 위로와 도전이 될 것입니다. 형식에 매인 신앙생활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주시는 정의와 평화와 기쁨이 충만한 삶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천사의 말을 하는 사람도 사랑 없으면 소용이 없고, 심오한 진리 깨달은 자도 울리는 징과 같네. 하나님 말씀 전한다 해도 그 무슨 소용 있나. 사랑 없으면 소용이 없고 아무 것도 아닙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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