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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분 후에 잔잔하고
송 혁 목사 2015-02-08 추천 0 댓글 0 조회 366


설교요약

 

바람분 후에 잔잔하고

 

오늘은 주현절 다섯 번째 주일입니다. 주현절의 신앙주제는 깨달음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절기이지요. 깨달음은 이해 혹은 통찰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해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어렵거나 쉽거나’(難易)의 차원이 아니라, ‘알기를 원하느냐 거부하느냐의 문제랍니다. 즉 이해(理解)는 읽는 이의 이해(利害)와 관련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해 혹은 깨달음을 영어로는 ‘understanding’이라고 하지요? 이해하려는 대상 아래에 서 있으려는겸손한 마음, 이것이 이해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그러므로 이해는 아는 것을 버리는 것입니다. 선입견이든 지식이든 기존의 앎을 버리지 않는 한, 새로운 것은 절대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딪힘’(衝突) 혹은 뒤집어엎음’(顚覆)이 앎의 지름길인 셈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주님은 우리의 생각을 뒤집어엎는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성전 안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을 내쫓으시면서,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십니다. 이러한 주님의 행동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과격함 혹은 폭력성 때문이지요.

   대제사장과 율법사들의 반응을 보세요. 그들은 예수님이 하시는 이상한 일을 보고 분노하며 주님께 따져 묻습니다. 그들이 주목한 이상한 일이란, 성전 안에서 물건을 매매하는 이들을 쫓아내시며 매매에 쓰인 상과 의자를 둘러엎으시는 주님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둘러엎다는 헬라어는 엄청난 파국혹은 뒤집어짐(顚覆)’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어떤 이들은 주님의 행동을 보며 당혹해 하지만, 한 번 생각해보지요. 상과 의자를 먼저 둘러엎은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바로 유대의 지도자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창조 때부터 베풀어주신 은혜의 상과 의자를 둘러엎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였지요. 그러기에 주님은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고 책망하시는 겁니다.

   주님은 사람들의 욕심과 죄악으로 엎어져버린 하나님나라를 회복시키러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따라 십자가를 지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겁니다. 예루살렘과 성전에는 주님의 입성으로 인해 폭풍과 같은 소동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 바람은 우리를 살리려는 것입니다. 주님은 욕심과 죽음의 문화에 젖어 깊은 잠에 빠진 우리의 영혼을 둘러엎으시고 깨우시려는 겁니다.

   사람들은 상과 의자를 뒤엎으신 것만 주목하지만, 오늘 본문을 보면 주님이 세상에 오셔서 하신 일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끊임없이 둘러엎으시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당시 율법에 의하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성전에서 아무 것도 구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보지 못하는 자들과 걷지 못하는 자들을 성전에서 고쳐주셨고, 그들이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엄청난 전복이지요.

   또한 당시에 여성과 더불어 무지한 자들로 여겨졌던 어린아이들이 주님이 누구신가를 깨닫고 찬양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어린아이들의 찬양을 통하여 어른들의 생각을 둘러엎으신 겁니다. 주님은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으로 우리 존재 자체를 둘러엎으시는 분입니다. 우리 자신이 둘러엎어지는 것이 곧 거듭남이며, 구원으로 향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전복의 체험이 없이는 결코 구원의 은혜를 깨달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나라의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나 자신의 이해와 경험을 버리고 주님의 발아래에 엎드려야 합니다. 찬송가 487장은 슬퍼한 후에 기쁨 있고 애통한 후에 위로를 받으며, 십자가 후에 영광이 있고 죽음이 온 후에야 영생하는 진리를 노래합니다.

   참된 이해는 영혼이 순수한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이런 사람은 대상에 대한 사랑으로 아래에 설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데 망설임이 없는 자입니다. 주님이 주신 거대한 복음의 바람 앞에 자신을 맡겨 영혼의 뒤엎어짐을 통해 잔잔한 기쁨을 노래하는 주현절이 되시기를 갈망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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