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바람이 있는 삶, 바람을 얻는 삶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금년 한 해 바라는 것들을 얼마나 얻으셨습니까? 이 세상에는 바람이 있지만 얻지 못하는 사람과, 바라는 것을 얻는 사람이 있습니다. 갈망함에 있어서는 모두가 같지만 부지런한 사람은 그것을 얻고, 게으른 사람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합니다.
잠언 13장 4절에서 지혜자가 말하는 ‘게으름’이란 ‘한가하게 남에게 기대는 태도’를 말합니다. 게으른 자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원하면서도,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베데스다 연못가의 38년 된 병자처럼 다른 사람이 나보다 먼저 연못으로 뛰어든다고, 자신을 도와주는 이가 없어 이러고 있다고 한탄만 하지요.
반면 ‘부지런한 자’란 본래 ‘날카롭게 만들다’는 의미입니다. 자기 자신을 항상 단련할 뿐만 아니라 쓸모 있는 금속을 캐내기 위해 깊은 갱도를 뚫고 내려가는 광부를 보십시오. 그들의 거친 숨소리와 땀과 검은 탄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는 얼굴을 떠올려 보십시오. 바로 이것이 지혜자가 말하는 부지런함입니다.
시편 126편에서도 지혜자는 말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 뿌리는 자, 기뻐하며 거두어들이리라.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가는 자, 곡식 단을 안고서 노랫소리 흥겹게 들어오리라.” 여러분은 금년 한 해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날카롭게 단련하며 땀과 눈물로 씨를 뿌리고 거두는 자였습니까? 바람은 있지만 늘 핑계거리를 먼저 찾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 사는 자였습니까?
많은 교우들이 믿음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행동 또는 순종과 동의어랍니다. 여러분은 행동하는 신앙인입니까? 지적 동의에 그치는 신앙인입니까? 모든 살아있는 사람들이 바람을 갖고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a가 있지요. 그것은 ‘기도’입니다. 주님은 기도하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에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찾으라’와 ‘두드리라’는 ‘구하라’는 말의 반복적인 표현으로, 이 동사들은 모두 현재명령형으로 되어 있답니다.
헬라어 동사에는 과거명령형과 현재명령형이 있습니다. 전자는 일회적인 동작으로 끝나는 것인 반면, 후자는 계속 반복해서 되풀이하는 행동을 요구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님은 ‘계속해서 구하라, 계속해서 찾으라, 계속해서 두드리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럴 때 하나님 아버지는 자녀인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신다는 것이지요.
지난 번 해오름교회 말씀잔치 설교 중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포항중앙교회 안씨 할머니의 사례인데요. 평생 가난하게 살았던 안씨 할머니는 죽기 전에 백만 원을 만져보는 것이 소원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하고 찾으라는 말씀을 듣고 이 소원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 적금을 들었다는 겁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않으면서 믿음이라는 미명아래 하나님께 다 맡겨버리곤 합니다. 이것이 바로 게으른 자의 모습이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초신자인 이 할머니는 적금을 들고, 폐지를 주워 차곡차곡 돈을 모아갑니다.
마침내 소원을 이룬 할머니는 우여곡절 끝에 그 돈을 하나님께 드리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립니다. 그런데 목사님으로부터 그 소식을 들은 교우들이 앞 다투어 할머니의 소원을 이루어 드린 겁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안씨 할머니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 태도 때문이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야 합니까? 하나님의 나라와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야 합니다. 계속, 쉬지 않고, 끊임없이 바라야 합니다. 개인은 물론 지난 40년을 감사하며 새로운 40년을 향해 출발하는 우리 교회는 무엇을 바라야 할까요?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주님의 편지가 되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널리 전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야 합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교회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야 하는 길입니다. 믿음은 소망의 실체이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는 말씀을 굳게 잡고 새해에도 하나님의 나라와 뜻을 함께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일을 쉬지 않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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